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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우아하시네요 - 춘당 송후석 시집

앵봉(鶯峰) 2020. 1. 29. 20:30

참 우아하시네요 - 춘당 송후석 시집






버드나무 푸른 장막을 치니 꾀꼬리가 손님이 되고

꽃이 신방을 꾸미니 나비가 신랑되어 찾아드는구나

- 연운 박청자 -








참 우아하시네요. - 춘당 송후석(春堂 宋厚錫)


아내와 함께

전북 진안 가위박물관을 관람하고

주차장 간이의자에서

잠시 쉬고 있는데

 

지나가던 초로(初老)의 여인들이

아내를 보고

 

참 우아하시네요.

참 예쁘시네요.

참 고우시네요.

참 미인이시네요.

한 마디 씩 칭찬을 한다.

 

옆에 있던 내가

그래서 누가 채 갈 가봐

지키고 있습니다.

 

남편이세요?

.

 

다정한 부부시네요.

 

나까지 칭찬해주니

곱빼기로 고맙습니다.

 

남자들이 그랬다면

성희롱이라고 하겠지만

같은 여성들이 한 말이니

그대로 들을 수 밖에

 

예쁘다는 칭찬을 들은

백발(白髮) 아내.

싱글벙글 웃음꽃이 활짝.

 

여보.

내가 그랬다면

팔불출(八不出)이라고 하겠지만

생면부지(生面不知)의 사람들이

예쁘다고 칭찬하는 것을 보니

당신.

오랜 병고(病苦)에서 벗어나

옛 모습을 되찾은 것이니

 

더욱 몸을 잘 추슬러

백년해로(百年偕老) 약속을 꼭 지킵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