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속에서/사람사는 현장
도시의 아침 - 정기용
앵봉(鶯峰)
2022. 1. 10. 22:13
도시의 아침 / 정기용(서울 동대문문인협회)
아파트 11층 창문으로 맞는
도시의 아침,
밤을 새워서 달려온 시원한 공기가
내 가슴을 연다.
맥없이 어둠이 풀리고
새벽이 아침을 맞는다.
단독주택들이 산의 녹음을 가렸지만
마음 먼저 파랗게 물들어 오는 아침
훨훨 날아가는 상쾌한 기분,
교회 탑 십자가에서 빛을 발한다.
빗겨갈 수 없는 어둠 속에서
고통과 절망으로 신음하던 어젯밤
붙잡을 수 없던 깜깜한 허공
빛으로 가득 채우는 오늘 아침,
아파트와 자동차 나무들이 모두 움직이기 시작한다.
영롱한 이슬로 마른 가슴 적시고,
가만히 무릎 꺾으면서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