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속에서/작품속으로
군상(群像) - 이응노
앵봉(鶯峰)
2022. 5. 3. 22:09
군상(群像) - 이응노
종이에 먹, 1987년 작
“내 그림은 모두 제목을 ‘평화’라고 붙이고 싶어요. 저 봐요.
모두 손잡고 같은 율동으로 공존 공생을 말하는 민중 그림 아닙니까?
그런 민중의 삶이 곧 평화지 뭐. 이 사람들이 바로 민중의 소리이고 마음이야.
요즘은 자꾸 이것만 그리게 되는 데 사실 이걸 시도한 지도 오래전부터지요.
감옥 생활하기 전부터 생각했던 주제인데,
감옥이 내게 자극을 주어서 형상화 시키는 데 도움이 된 셈이지요.”
이응노(李應魯, 1904~1989)는 동양화의 전통적 필묵과
반추상적 표현을 함께 그리며 독창적인 창작 세계를 펼쳐 나갔다.
1980년을 기점으로 1989년 작고하기까지 제작된 ‘군상’ 연작은
작가의 평생에 걸친 예술관과 시대 의식이 함축된 결과물이다.
선으로 그려진 작은 인간들은 마치 춤을 추는 것처럼 보이며
자유와 평화를 향한 작가의 멸망을 드러낸다.
무수히 점을 찍는 것처럼 인간 형상을 가득 채운 전면 구도는
모든 폭력적인 요소에 저항하고 마침내 통일된 광장에 나와
환희의 춤을 추는 민중의 모습을 연상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