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봉(鶯峰) 2022. 7. 14. 19:05

 

 

 

 

 

 

장마 – 최인희

 

밤새 가는 비 내리고

바람 요란터니 제법 화를 내는구나

무에 그리 서러움 깊다고 몸부림치며

가는 울분 토해내는지

 

그래 평생 한 번은 쏟아내야겠지

꼭꼭 입 앙다물고 있으면

가뭄에 쩍쩍 갈라진 거북등 같은 황토 밭

어찌 적실 수 있겠는가

그래 오늘 하루만이다

가슴팍이 움푹움푹 패어

훗날 지어지지 않는 흔적 남는다 해도

이 한날 이 한날만은

너의 푸념 다 받아 주련다.

 

- 최인희(한국문인협회 동두천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