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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상산의 단풍(赤裳山 丹楓) ... 전북 무주(全北 茂朱)국내 나들이/산(山)으로 2007. 10. 30. 20:57
적상산(赤裳山)은 이름부터 단풍향이 가득하다.
산을 뒤덮은 홍단풍이 마치 붉은(赤) 치마(裳)를 두른 아낙네의 모습 같다고 해서 붙었다.
멋들어진 이름을 붙인 주인공은 고려말의 최영 장군이다.
‘황금을 보기를 돌같이 하라’던 그도 적상산의 아름다움앞에는 범상한 인간일 뿐이었나 보다.
가을에 접어든 적상산은 막바지 가을을 즐기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소설이나 영화도 절정에 치달은 바로 뒤 파국으로 이어지는 부분이 가장 흥미진진한 이치와 흡사하고나 할까.
단풍(절정)에서 낙엽(파국)으로 진행중인 적상산은 일년 중 가장 드라마틱한 풍광을 자아낸다.굳이 발품을 들이기 싫어하는 여행자에게도 좋다. 해발 1,000m까지 도로가 나 있어 드라이브 코스로도 손색이 없다.
한 싯구처럼 ‘폴란드 망명 정부의 지폐’를 연상시키는 황량함이 아니라, 차분히 스며드는 낭만의 추일서정(秋日抒情)이 있다.
무주 시내를 지나 적상산 입구에 드는 순간부터 현란한 단풍쇼가 펼쳐진다.도로 옆에 도열한 단풍나무와 은행나무는 붉었다 노래지기를 반복하며 이어진다.
꼬불꼬불 연결되는 길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울 정도다. 네비게이션이 보여주는 도로의 모습은 영락없는 구렁이이다.언젠가 책에서 보았던 아프리카 보츠와나의 오카방고 삼각주가 떠오른다. 도저히 속도를 낼 수 없는 상황.
그러나 차량의 속도를 늦추는 것은 도로 때문이 아니다. 단풍이 저리도 현란하게 마술을 부리고 있는데 어찌 빠져들지 않을까.적상터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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