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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제의 미소,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 – 국보 제84호
    국내 나들이/문화재(文化財)를 찾아 2021. 5. 23. 04:38

    백제의 미소,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

     

    여래십호(如來十號)

    십호(十號)란 말 그대로 부처님의 열 가지 이름을 말하는 것이다.

    이 10가지 이름은 부처님에게 갖추어진 공덕상을 설명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1. 여래(如來)
    범어로 'tathagata'를 의역한 말로 한역 경전에서는 '多陀阿伽陀'· '多陀阿伽度'로 음역하고 있다.

    이 말은 범어 tatha+gata가 합성된 말인데

    '모든 부처님들과 같은 길을 걸어서 그와 같이 이 세상에 오신 분'이란 뜻이다.

    즉 우연이나 기적으로 오신 것이 아니라 '여실(如實)한 진리를 따라서

    이 세상에 오셔서 진리를 보여주시는 분'이란 뜻을 담고 있다.

    2. 응공(應供)
    응공은 범어 'arhat'를 의역한 말인데, 한역 경전에서는 '阿羅伽'로 음역하고 있다.

    이 말의 뜻은 '온갖 번뇌를 끊어서 인간과 하늘 중생들로부터

    공양을 받을 만한 덕을 갖춘 사람'이란 뜻이다.

    이 말은 반대로 해석해 보면 참다운 깨달음을

    성취하지 못했다면 공양을 받을만하지 않다는 뜻이 된다.

    그래서 스님들은 공양받는 것이 부끄럽지 않도록 늘 깨달음을 위해서 정진하는 것이다.

    3. 정변지(正遍知)
    범어 'samyaksambuddha'를 의역한 것으로 한역으로는 '三耶三佛檀'이라고 음역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등정각(等正覺)·정등각(正等覺)·등각(等覺)·정각(正覺)이라고 의역하고 있다.

    이 말의 의미는 부처님은 일체의 모든 지혜를 두루 갖추셨기 때문에

    세계와 우주의 모든 물질과 마음의 현상에 대해서 다 아신다는 뜻이다.

    4. 명행족(明行足)
    범어 'vidyacarana-sampanna'를 의역한 것인데

    한역으로는 '碑多庶羅那三般若'이라고 음역하고 있다.

    『열반경』에 의하면, '명(明)'이란 '더 없이 높은(無上)',

    '바르고 두루 아는 것(正遍知)'을 의미하며, '행족(行足)'은

    '각족(脚足)'이란 의미로 계·정·혜 삼학(三學)을 가리킨다고 설하고 있다.

    즉 부처님은 계정혜 삼학을 두루 구족하여 무상정변지를 얻었으므로 명행족이라 한다.

    명행족에 대한 또 다른 해석은 天眼通, 宿命通, 漏盡通의 삼명(三明)을 밝게 아는

    지혜와 신체, 언어, 행동 등이 다함께 완전한 이라는 의미로 해석하기도 한다.

    5. 선서(善逝)
    범어 'sugata'.의 의역으로 '修伽陀'· '須伽陀'라고 음역한다.

    '잘 갔다'라는 의미인 '호거(好去)', '묘왕(妙往)'이라고 의역하기도 한다.

    이는 부처님께서는 생사의 세계를 벗어나서 열반의 저 언덕에 잘 가셨으므로

    다시는 생사의 바다로 돌아오시지 않는다는 뜻이다.

    6. 세간해(世間解)
    범어 'lokavid'의 의역인데 한문으로는 '路迦憊'라고 음역한다.

    이 말의 뜻은 부처님께서는 참다운 깨달음을 성취하셨기 때문에

    능히 세간의 모든 일을 다 아신다는 뜻이다.


    7. 무상사(無上士)
    범어 'anuttara'의 번역으로 한문으로 ‘阿耨多羅’라고 음역한다.

    부처님은 일체 중생 가운데서 가장 높아서 위가 없는 대사라는 뜻이다.


    8. 조어장부(調御丈夫)
    범어 'purusa-damya-sarathi'의 의역인데

    한역 경전에서는 '富樓沙曇 娑羅提'라고 음역하기도 한다.

    이 말의 뜻은 부처님은 대자(大慈)·대비(大悲)·대지(大智)로써 중생을 대하시며

    부드러운 말, 간절한 말, 또는 여러가지 말을 써서 중생들을 잘 통제하여

    올바른 길을 잃지 않도록 하는 이라는 뜻이다.

    9. 천인사(天人師)
    범어 'sasta-devamanusyanam'의 의역으로

    한역 경전에서는 '舍多提婆摩沙'라 음역한다.

    부처님은 하늘과 인간의 스승이라는 뜻이다.

    10 불세존(佛世尊)
    범어 'buddha-lokanatha'을 의역한 것으로 '佛陀路伽那陀'라고 음역한다.

    불(佛)은 지자(知者) 또는 깨달은 사람이라 번역하며,

    세존(世尊)은 세상에서 가장 존중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이 둘을 합친 불세존(佛世尊)은 앞에서 나열한 것처럼

    부처님은 아홉 가지의 원만한 덕상을 갖추셨기 때문에 세상이 존중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 가운데 불(佛)과 세존(世尊)을 따로 떼어서

    각각을 하나의 이름으로 부르기도 하는데 그렇게 하면 10호가 아니라 11호가 된다.

    이 경우에 대해서 『성실론(成實論)』에서는 '무상사(無上士)'와 '조어장부(調御丈夫)'를 합하여

    하나의 이름으로 하고 불(佛)과 세존(世尊)을 따로 하나의 이름으로 하고 있다.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瑞山 龍賢里 磨崖如來三尊像) - 국보 제84호

     

    마애여래삼존상을 바라볼 때, 중앙에 석가여래 입상을 기준으로

    왼쪽에 제화갈라보살입상(提和竭羅菩薩立像),

    오른쪽에 미륵반가사유상(彌勒半跏思惟像)이 조각되어 있는

    백제 후기의 마애불(磨崖佛)이다.

    마애불은 자연 암벽에 선을 새겨 넣거나 도톰하게 솟아오르도록 다듬어 만든 불상을 말한다.

    삼존불(三尊佛)은 6~7세기 동북아시아에서 유행한 보편적 형식이지만

    보주(寶珠)를 들고 있는 입상 보살과 반가보살(半跏菩薩)이 함께 새겨진 것은

    중국이나 일본 고구려 신라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형식이다.

    이 불상은 '백제(百濟)의 미소(微笑)'라 불리는 2.8m의 거대한 불상으로,

    단정하고 유연하게 조각된 솜씨에서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중용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서산 마애여래삼존상이 자리한 이곳 충남 서산시 운산면은

    중국의 불교문화가 태안반도를 거쳐 백제의 수도 부여로 가던 길목이었다.

    6세기 당시 불교문화가 크게 융성하던 곳으로 서산 마애여래삼존상이 그 증거라고 볼 수 있다.

    보통 백제의 불상은 균형미 뛰어나고 단아한 느낌이 드는 귀족 성향의 불상과

    온화하면서도 위엄을 잃지 않는 서민적인 불상으로 나눌 수 있는데,

    서민적인 불상의 대표적인 예가 바로 서산 마애여래삼존상이다.

     

     

     

    여래입상(如來立像) - 높이 2.8m

     

    연꽃잎을 새긴 대좌(臺座)위에 서 있는 여래입상은 둥글고 풍만한 얼굴 모양에

    반원형의 눈썹, 얕고 넓은 코, 살구씨 모양의 눈을 크게 뜨고 미소를 짓고 있어

    유쾌하면서도 자비로운 인상을 보여준다.

    법의의 양어깨를 모두 걸친 통견의 모양으로 두껍게 표현하여

    몸의 굴곡이 드러나지 않고 앞면에 U자형의 주름이 다리 부근까지 내려온다.

    머리 광배의 원 안쪽에는 연꽃을 새기고,

    바깥쪽에는 불꽃무늬를 새겨 보주형(寶珠形) 으로 조각했고,

    다섯 손가락을 가지런히 펴고 손바닥을 밖으로 하여,

    어깨높이까지 올린 모양의 '시무외인(施無畏印)'과

    손바닥을 밖으로 하여 내린 모양의 '여원인(與願印)'을 표현하였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불상에는 이 두 손 모양을 함께 표현하고 있는데,

    이를 통인(通印)이라고 하며 약지와 새끼손가락을 구부리는 특징을 보인다.

     

    * 시무외인(施無畏印) : 중생의 두려움과 근심을 없애 준다는 의미.

    * 여원인(與願印) : 중생이 원하는 바를 이루게 한다는 의미.

     

     

    보살입상(菩薩立像) – 높이 1.7m

     

    머리에 다양한 무늬와 꽃으로 장식된 관(冠)을 쓰고 있는 보살입상은

    눈과 입을 통하여 만면에 미소를 띠고 있으며

    양손으로 보주(寶珠)를 들고 머리에는 연꽃을 새긴 보주형 광배를 조각했다.

    보주를 두 손으로 받쳐 든 보살상을 봉보주(捧寶珠)보살이라 하며,

    백제지역에서 많이 발견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마애여래삼존상의 이례적 구성은 당시 백제에 ‘법화경(法華經)’의 유행과 관련하여

    석가에게 성불하라는 수기(授記)를 준 연등불, 즉 제화갈라보살 표현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비슷한 시기에 조성된 중국 남조와

    일본의 아스카시대(飛鳥時代) 봉보주보살상을 토대로 관음보살로 보는 견해도 있다.

     

     

    반가사유상(半跏思惟像) - 높이 1.66m

     

    왼쪽 다리 위에 오른쪽 다리를 올리고, 왼손으로 발목을 잡고 있으며,

    오른쪽 손가락으로 턱을 받치고 있는 전형적인 반가사유상의 모습이다.

    천진난만한 미소를 짓고 있으며, 머리에는 꽃으로 화려하게 장식된 보관을 쓰고,

    뒤에는 연꽃이 새겨진 보주형 광배가 있다.

    보통 이 상은 석가가 태자였을 때 출가하기 전 고뇌하는 모습으로

    태자사유상(太子思惟像)이라고도 하며,

    이러한 번뇌하는 모습은 미래의 부처인 미륵으로 여겨진다.

     

     

    불이문을 지나다 왼쪽을 보니 석대(石臺) 1개가 남겨져 있다.

     

     

    法師守漢(법사수한)

    巨師最賢生舍利安壇(거사최현생사리안단)

     

    안내문이 없어 확인할 수는 없지만 법사 또는 거사의 사리가 안치되었던 곳으로 보인다.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 발견 일화

     

    오래 전부터 마을 사람들만 알고 있었던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1959년이다.

    발견 당시 재미있는 일화가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3편에 소개되어 있는데

    보원사 터로 조사 나온 국립부여박물관장 홍사준 선생은 발견 과정에서

    지나가던 한 나무꾼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부처님이나 탑 같은 것은 못 봤지만유,
    저 인바위에 가믄 환하게 웃는 산신령님이 한 분있는디유.
    양옆에 본마누라와 작은마누라도 있지유.

    근데 작은 마누라가 의자에 다리를 꼬고 앉아서

    손가락으로 볼따구를 찌르고 슬슬 웃으면서 용용 죽겠지하고 놀리니까
    본마누라가 장돌을 쥐고 박을라고 벼르고 있구만유.

    근데 이 산신령 양반이 가운데 서 계심시러

    본마누라가 돌을 던지지도 못하고 있지유“

     

     

    마애불, 여래

     

    마애불(磨崖佛)은 절벽의 암벽이나 거대한 바위면에 불교의 주제나 내용을 형상화한 것이다.

    인도의 석굴사원에서부터 유래하였으며 특히 중국 산동지방의 마애불은 백제의 대중국 교통로인

    서산, 태안지역을 거쳐 우리나라 삼국시대 마애불 조성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여래(如來)는 진리에 도달한 사람이란 뜻으로 부처의 10가지 이름 가운데 하나이다.

     

    부처님의 10가지 이름

    여래(如來)-多陀阿伽陀, 응공(應供)-阿羅伽, 정변지(正遍知)-三耶三佛檀,

    명행족(明行足)-碑多庶羅那三般若, 선서(善逝)-修伽陀, 세간해(世間解)-路迦憊,

    무상사(無上士)-阿耨多羅, 조어장부(調御丈夫)-富樓沙曇 娑羅提,

    천인사(天人師)-舍多提婆摩沙, 불세존(佛世尊)-佛陀路伽那陀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은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마애불 중 최고의 작품으로 손꼽힌다.

    얼굴 가득히 자애로운 미소를 띠고 있어 당시 백제인의 온화하면서도

    낭만적인 기질을 엿볼 수 있으며, ‘백제의 미소’로 잘 알려져 있다.

    빛이 비치는 방향에 따라 웃는 모습이 각기 다르게 보이는 특징이 있다.

    중앙에 여래입상을 중심으로 오른쪽에는 보살입상,

    왼쪽에는 반가사유상이 삼세불로 조각되어 있다.

    반가상이 조각된 이례적인 이 삼존불상은 법화경(法華經)의 석가와 미륵,

    제화갈라보살을 표현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곳 서산은 백제 사비도읍기(538~660년) 중극으로 통하는

    교통로의 주요 길목에 해당하는 곳으로 마애여래삼존상 조성은

    당시 활발했던 중국과의 문화교류 중심지로서의 위상을 짐작케 한다.

     

     

    瑞山 龍賢里 磨崖如來三尊像 - 국보 제84호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 – 국보 제84호

     

    장쾌하고 넉넉한 미소를 머금은 석가여래 입상,

    따뜻하고 부드러운 미소를 간직한 제화갈라보살입상,

    천진난만한 소년의 미소를 품은 미륵반가사유상은

    백제 특유의 자비로움과 여유를 느끼게 해준다.

    이들 불상의 미소는 빛을 비추는 방향에 따라 다르게 표현된다.

    아침에는 밝고 평화로운 미소를, 저녁에는 은은하고 자비로운 미소를 볼 수 있다.

    동동남 30도, 동짓날 해뜨는 방향으로 서 있어 해 햇볕을 풍부하게 받아들이고,

    마애불에 새겨진 돌이 80도 기울어져 있어 비바람이 정면으로 들어치지 않아

    미학적으로 우수함은 물로 과학적으로 치밀함도 감탄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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