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람 부는 날 - 박용철일상생활속에서/사람사는 현장 2021. 11. 17. 19:14
바람 부는 날 - 박용철(朴龍喆, 1904~1938)
오늘따라 바람이 저렇게 쉴 새 없이 설레고만 있음은
오늘은 내가 내게 있는 모든 것을 여위고만 있음을
바람도 나와 함께 안단 말인가.
풀잎에 나뭇가지에 들길에 마을에
가을날 잎들이 발갛게 쏠리듯이
나는 오늘 그렇게 내게 있는 모든 것을 여희고만 있음을
바람도 나와 함께 안다는 말인가.
아! 지금 바람이 저렇게 못 견디게 설레고만 있음은
오늘은 또 내가 내게 없는 모든 것을 깨닫고 있음을
바람도 나와 함께 안다는 말인가.
'일상생활속에서 > 사람사는 현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모란이 피기까지는 - 김영랑 (0) 2021.11.19 나는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 김소월 (0) 2021.11.18 꽃피는 달밤에 – 윤곤강 (0) 2021.11.16 님의 침묵 - 한용운 (0) 2021.11.15 서시(序詩) - 윤동주 (0) 2021.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