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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월령(三月令) -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
    일상생활속에서/사람사는 현장 2022. 3. 31. 21:06

    삼월령(三月令)

    둠벙 관개자리

     

    삼월은 모춘(暮春)이라 청명(淸明) 곡우(穀雨) 절기로다

    물꼬를 깊이 치고 도랑 밟아 물을 막고 한편에 모판 하고,

    그나마 삶이 하니 날마다 두세 번씩 부지런히 살펴보소.

    약한 싹 세워낼 제 어린아이 보호하듯

    백곡(百穀)중 논농사가 범연(氾然)하고 못하리라.

     
     
     
     

    농가월령가 삼월령(農家月令歌 三月令)

     

    삼월은 모춘(暮春)이라 청명 곡우 절기로다.

    춘일이 재양(載陽)하여 만물이 화창하니

    백화는 난만하고 새소리 각색이라.

    당전의 쌍제비는 옛집을 찾아오고

    화간(花間)의 범나비는 분분히 날고 기니

    미물도 득시(得時)하여 자락(自樂)함이 사랑홉다.

    한식날 성묘하니 백양나무 새잎 난다.

    우로(雨露)에 감창(感愴)함을 주과로나 펴오리라.

     

    농부의 힘든 일 가래질 첫째로다.

    점심밥 풍비(豊備)하여 때맞추어 배불리소.

    일꾼의 처자권속(妻子眷屬) 따라와 같이 먹세.

    농촌의 후한 풍속 두곡(斗穀)을 아낄소냐.

    물꼬를 깊이 치고 도랑 밟아 물을 막고

    한편에 모판하고 그나마 삶이 하니

    날마다 두세번씩 부지런히 살펴보소.

     

    약한 싹 세워낼 제, 어린아이 보호하듯.

    백곡 중 논 농사가 범연(泛然)하고 못하리라.

    포전(浦田)에 서속(黍粟)이요 산전에 두태(豆太)로다.

    들깻모 일찍 붓고 삼농사도 하오리라.

    좋은 씨 가리어서 그루를 상환(相換)하소.

    보리밭 매어 놓고 뭇논을 되어 두소.

    들농사 하는 틈에 치포(治圃)를 아니할까.

     

    울 밑에 호박이요 처마 밑에 박 심고

    담 근처에 동과(冬瓜) 심어 가자(架子)하여 올려 보세.

    무 배추 아욱 상치 고추 가지 파 마늘을

    색색이 분별하여 빈땅 없이 심어 놓고

    갯버들 베어다가 개바자 둘러 막자.

    계견을 방비하면 자연히 무성하리.

    외 밭을 따로 하여 거름을 많이 하소.

    농가의 여름 반찬 이 밖에 또 있는가.

     

    뽕눈을 살펴보니 눈에 날 때 되었구나

    어와 부녀들아 잠농(蠶農)을 전심하소.

    잠실을 쇄소(灑掃)하고 제구를 준비하니

    다래끼 칼도마며 채광주리 달발이라

    각별히 조심하여 냄새를 없이 하소.

     

    한식 전후 삼사일에 과목(果木)을 접하나니

    단행(丹杏) 인행(仁杏) 울릉도며 문배 찜배 능금 사과

    엇접 피접 도마접에 행자접이 잘 사나니

    청다대 정릉매는 고사(古査)에 접을 붙여

    농사를 필한 후에 분에 올려 들여 놓고

    천한(天寒) 백옥(白屋) 설한 중에 춘색을 홀로 보니

    실용은 아니로되 산중의 취미로다.

     

    인간의 요긴한 일 장 담는 정사로다.

    소금을 미리 받아 법대로 담그리라.

    고추장 두부장도 맛맛으로 갖추 하소.

    앞산에 비가 개니 살진 향채(香菜) 캐오리라.

    삽주 두릅 고사리며 고비 도랒 으아리를

    일분은 엮어 팔고 일분은 무쳐 먹세.

    낙화를 쓸고 앉아 병술을 즐길 적에

    산처(山妻)의 준비함이 가효(佳肴)가 이뿐이라.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

    조선 헌종 때 정학유(丁學游)가 지은 가사. 1책. 필사본. 월령체(月令體) 장편가사이다.

    작자가 고상안(高尙顔)이라는 설도 있었으나, 정학유로 고증되었다.

    필사 이본으로는 권경호본(權卿鎬本, 1876)·이탁본(李鐸本)·정규영본(丁奎英本, 1925)·

    안춘근본(安春根本)·이능우본(李能雨本) 등이 전하고 있다.

    농가의 행사, 세시풍속뿐만 아니라 당시 농촌사회의 상황을 알 수 있어,

    농가를 읊은 시가 중에 대표작품으로 꼽힌다.

    농촌 풍경을 그림으로 그리듯 표현하고 있으며, 교훈적 내용도 담았다.

     

     

    정학유(丁學游, 1786∼1855)


    조선 후기의 문인. 본관 나주(羅州). 자 문장(文). 호 운포(耘逋). 정약용(丁若鏞)의 둘째 아들.

    1808년(순조 8)에는 형 학연(學淵)과 함께 유배중인 아버지의 《주역심전(周易心箋)》을

    정리하여 완성시키는 등 정약용의 학문활동을 도왔다.

    16년(순조 16) 농가에서 매달 할 일과 풍속 등을 한글로 읊은 《농가월령가》를 지었다.
    1816년(순조 16) 한 해 동안 힘써야 할 농사일과 철마다 알아두어야 할

    풍속 및 예의범절 등을 운문체로 기록한 <농가월령가>를 지었다.

    모두 518구의 국한문혼용으로 되어 있는데, 농시(農時)를 강조하고 농구관리와 거름의 중요성,

    그리고 작물과목·양잠·양축·양봉·산채·약초·김장·누룩·방적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농사내용과 세배·널뛰기·윷놀이·달맞이·더위팔기·성묘·천렵(川獵)·천신(薦新) 등의

    민속적인 행사들이 광범하게 포함되어 있다.

    또한, 이 <농가월령가>는 농부들이 농업에 따른 기술적인 내용을 철마다 음률에 맞추어

    흥겹게 노래로 부를 수 있도록 하였다는 점에서 농업기술 보급상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민속학 연구에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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