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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인 질병에 명약...접시꽃 (Althaea rosea Cav.)
    자연과 함께/꽃(花) 2008. 6. 23. 20:48

     

     

    접시꽃 당신

     

     

                                     도 종 환

     

     

     

     

    옥수수 잎에 빗방울이 나립니다.

     

    오늘도 또 하루를 살았습니다.

     

    낙엽이 지고 찬바람이 부는 때까지

     

    우리에게 남아 있는 날들은

     

    참으로 짧습니다.

     

    아침이면 머리맡에 흔적 없이 빠진 머리칼이 쌓이듯

     

    생명은 당신의 몸을 우수수 빠져 나갑니다.

     

    씨앗들도 열매로 크기엔 아직 많은 날을 기다려야 하고

     

    당신과 내가 갈아 엎어야 할

     

    저 많은 묵정밭은 그대로 남았는데

     

    논두덩을 덮은 망촛대와 잡풀가에

     

    넋을 놓고 한참을 앉았다 일어섭니다.

     

    마음놓고 큰 약 한 번 써보기를 주저하며

     

    남루한 살림의 한 구석을 같이 꾸려오는 동안

     

    당신은 벌레 한 마리 죽일 줄 모르고

     

    악한 얼굴 한 번 짓지 않으며 살려 했습니다.

     

    그러나 당신과 내가 함께 받아들여야 할

     

    남은 하루하루의 하늘은

     

    끝없이 밀려오는 가득한 먹장구름입니다.

     

    처음엔 접시꽃 같은 당신을 생각하며

     

    무너지는 담벼락을 껴안은 듯

     

    주체할 수 없는 신열로 떨려 왔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에게 최선의 삶을

     

    살아온 날처럼 부끄럼없이 살아가야 한다는

     

    마지막 말씀으로 받아들여야 함을 압니다.

     

    우리가 버리지 못했던

     

    보잘것없는 눈높음과 영욕까지도

     

    이제는 스스럼없이 버리고

     

    내 마음의 모두를 더욱 아리고 슬픈 사람에게

     

    줄 수 있는 날들이 짧아진 것을 아파해야 합니다.

     

    남은 날은 참으로 짧지만

     

    남겨진 하루하루를 마지막 날인 듯 살 수 있는 길은

     

    우리가 곪고 썩은 상처의 가운데에

     

    있는 힘을 다해 맞서는 길입니다.

     

    보다 큰 아픔을 껴안고 죽어 가는 사람들이

     

    우리 주위엔 언제나 많은데

     

    나 하나 육신의 절망과 질병으로 쓰러져야 하는 것이

     

    가슴아픈 일임을 생각해야 합니다.

     

    콩댐한 장판같이 바래어 가는 노랑꽃 핀 얼굴 보며

     

    이것이 차마 입에 떠올릴 수 있는 말은 아니지만

     

    마지막 성한 몸뚱아리 어느 곳 있다면

     

    그것조차 끼워 넣어야 살아갈 수 있는 사람에게

     

    뿌듯이 주고 갑시다.

     

    기꺼이 살의 어느 부분도 떼어주고 가는 삶을

     

    나도 살다가 가고 싶습니다.

     

    옥수수 잎을 때리는 빗소리가 굵어집니다.

     

    이제 또 한 번의 저무는 밤을 어둠 속에서 지우지만

     

    이 어둠이 다하고 새로 새벽이 오는 순간까지

     

    나는 당신의 손을 잡고 당신 곁에 영원히 있습니다.

     

     

     

     

     

     

     

      자궁염에 효험있는 접시꽃

      접시꽃은 아욱과에 딸린 여러해살이풀이다.
      중국이 원산지며 꽃이 아름다워서 정원에 흔히 심는다.
      키는 2미터 넘게 자라고 잎은 넓은 심장 꼴로 6∼7갈래로 깊게 갈라진다.

      6월에 무궁화를 닮은 크고 납작한 꽃이 핀다.

    꽃빛깔은 붉은빛, 흰빛, 자줏빛 등이 있는데 대개 흰 꽃이 피는 것을 약으로 쓴다.
    접시꽃 싹은 나물로 먹을 수 있다. 봄철에 어린순을 데쳐서 무쳐 먹거나 튀겨 먹거나

    국을 끓여 먹는다.
    맛이 달고 성질은 약간 차다고 옛 책에 적혀 있다. 오래 먹으면 좋지 않다고 하며,

    개고기와 함께 먹으면 몸에 병이 생겨 영영 낫지 않고, 돼지고기와 함께 먹으면

    얼굴 색이 나빠진다고 하였다.

    접시꽃 줄기껍질은 매우 질기므로 삼과 마찬가지로 길쌈을 하거나 노끈을 만들 수 있다.

    접시꽃은 꽃·잎·뿌리를 모두 약으로 쓴다.
    옛 책에는 접시꽃은 맛이 짜고 성질은 차며 독이 없으며 열을 내리고 장과 위를 이롭게

    하며 심기부족(心氣不足)을 다스린다고 적혔다.

    옛 책에 적힌 접시꽃의 약성을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접시꽃 싹은 삶아 먹으면 결석을 없애고 열을 내리며 독을 풀고 설사를 멎게 한다.

    뿌리와 줄기는 열을 내리고 소변을 잘 통하게 하며 농혈(膿血)을 제거한다.

    싹을 나물로 먹으면 임질을 다스리고 속을 타는 것을 부드럽게 하며 해산을 쉽게 한다.

    접시꽃 싹을 짓찧어 불에 덴 상처에 붙이면 잘 낫는다.

    접시꽃 씨앗은 임질과 낙태하게 하는 데 효과가 있으며 주종과 모든 옹·종기·창을

    치료한다. 접시꽃의 뿌리는 대하증을 치료한다.

    자궁염으로 고름 섞인 피가 나오는 것과 자궁 속의 좋지 않은 것을 없애는 효험이 크다.

    붉은 꽃이 피는 것은 적대하를 다스리고 흰 꽃이 피는 것은 백대하를 다스린다.

    접시꽃 뿌리는 여성의 냉증·대하·자궁출혈 등 갖가지 부인질병에 효력이 크다.

    접시꽃 뿌리 적당한 양을 수시로 달여서 복용한다.


    민간에서 접시꽃을 질병 치료에 활용한 보기를 소개한다.


    (임질)

    접시꽃 뿌리를 깨끗이 씻어 짓찧어서 물에 달여 마시면 잘 낫는다.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올 때)

    접시꽃 줄기를 말려 가루 내어 술과 함께 한 숟갈씩 하루 3번 먹는다.

    간단한 방법이지만 상당히 효과가 좋다.


    (급성 임질)

    접시꽃 뿌리 5∼10그램, 질경이 씨 5그램을 물로 달여서 날마다 마신다.

     

    (종기로 통증이 심할 때)

    뿌리의 검은 껍질을 벗겨 내고 짓찧어서 붙인다. 통증이 없어지면서 잘 낫는다.


    (대하로 배가 몹시 아플 때)

    접시꽃 35∼40그램을 그늘에서 말려 가루 내어 빈속에 5∼10그램씩 하루 3번 먹는다.

    이때에는 반드시 흰 꽃을 쓴다.


    (대소변이 잘 안 나올 때)

    접시꽃 씨를 가루 내어 진하게 달여서 마신다.


    (방광결석)

    씨를 볶아서 가루 내어 밥 먹기 전에 따뜻한 술과 함께 먹는다.


    접시꽃은 갖가지 부인병에 효과가 있으나 몸이 찬 여성들한테는 권할 만한 것이 못 된다.

    혈액형이 O형이나 AB형인 양성체질에는 좋고 B형이나 A형한테는 도리어 해로 올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글/ 한국토종약초연구소 회장 최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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