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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의 잘못을 말하는 자가 나의 스승이다.
    일상생활속에서/나라사랑 2013. 11. 28. 04:30

    나의 잘못을 말하는 자가 나의 스승이다.

     

    한 스승에게 총명한 제자가 있었다.

    어느 날 제자가 세상에 나가 관직을 얻어 능력을 시험해 보겠다고 말했다.

    스승이 무엇을 가지고 떠나겠느냐고 묻자 제자는 고깔모자 백 개를 준비했다고 대답했다.

    스승이 겨우 그것 가지고 되겠느냐며 마뜩잖아하자 제자가 말했다.

    스승님, 요즘 세상에 관직에 있으면서 스승님처럼 높고 깨끗한 인품을 지닌 이가 얼마나 되겠습니까?

    비위를 맞추고 아첨하지 않으면서 살아남을 수 없는 세상입니다.”

    스승은 더 이상 만류하지 않고 은근히 미소를 지었다. 제자는 인사를 마치고 나오며 말했다.

    고깔모자 백 개 가운데 아흔아홉 개가 남았습니다.”

    스승은 그제야 자신도 고깔모자를 썼다는 사실을 깨닫고 손을 내리쳤다.

    아첨하는 말, 치켜세우는 말을 좋아하는 인간의 본성을 빗댄 일화이다.

    달콤한 말에 흔들리지 않고 취하지않기란 참으로 어렵다.

     스스로를 경계하지 않으면 칭찬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게 되고,

     스스로를 과대평가하여 자기중심적인 사람을 만든다.

     

    道吾過者是吾師,談吾美者是吾賊(도오과자시오사,담오미자시오적)

    나의 잘못을 말하는 자가 나의 스승이고, 나를 좋게 말하는 자는 나의 적이다.

    조선 중기의 문인 학봉(鶴峯) 김성일(金誠一,1538~1593)의 말이다.

    학봉은 퇴계 이황의 문하생이므로,

    그의 평소 성품과 행적을 기록한 언행록(言行錄)에 따르면

    약한 사람을 너무 미워하여 모난 점이 드러난 것을 알고

    관홍(寬弘)이라는 두 글자를 벽에 크게 써 붙여놓고 항상 반성했다고 한다.

    관홍은 마음이 너그럽고 도량이 크다는 뜻이다.

    그는 항상 말하길, “내 평생에 걸쳐 얻은 한마디 말은

    내 잘못을 말하는 자가 내 스승이고 나를 좋게 말하는 자가 내 적이라는 것이다.

    이 열네 글자로써 항상 스스로 신칙하고 격려해야한다라고 했다.

    또 언제나 남의 착한 행실을 들으면 귀 기울여 탄복하고,

    자신의 잘못을 알면 두려운 마음으로 즉시 고쳤다.

    달콤한 말, 즉 감언(甘言)은 당장에는 귀가 솔깃하나 교만(驕慢)에 빠지게하고

    진정으로 아끼고 조언해주는 벗들을 잃게 만든다.

    반면 진심으로 충고해주는 고언(苦言), 즉 쓴소리는 당장에는 아프지만 나를 성장하게 한다.

    좋은 약은 입에 쓰지만 몸에는 좋고 충성스러운 말은 귀에는 거슬리나 행함에는 좋은 것이다.

    인생에는 내 편이 되어주는 친구도 필요하지만 내 허물을 깨닫게 해주는 스승도 필요한 법이다.

     

    김성일(金誠一)

    조선 중기(1538~ 1593)의 정치가, 학자, 지방관 시절 선정을 베풀었고, 학문은 이황을 따랐으며 주리론을 계승하였다.

    1590년 통신부사로 일본에 파견되었다가 돌아와 민심으로 고려해 일본이 침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하였다.

    그러나 임진왜란(壬辰倭亂)이 일어나자 파직되었다가 곧 초유사(招諭使)로 임명되어

    의병장 곽재우(郭再祐)를 도와 의병활동을 하였다.

    임진왜란이 일어난 그해 8월에는 경상도 관찰사(慶尙道 觀察使)로 임명되어

    의병을 규합하고 군량미(軍糧米)를 모아, 김시민을 도와 진주성(晉州城)을 왜군으로부터 지키도록 하였다.

    1593년 순찰사(巡察使)로서 각 고을의 항전(抗戰) 상태를 독려하기도 하였으나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저서로는 해사록(海槎錄)’, ‘상례고증(喪禮考證)’ 등이 있다.

    안동(安東)의 호계서원(虎溪書院), 사빈서원(泗濱書院), 영양(英陽)의 영산서원(英山書院),

    의성(義城) 빙계서원(氷溪書院), 하동(河東) 영계서원(永溪書院), 청송(靑松) 송학서원(松鶴書院),

    나주(羅州) 경현서원(景賢書院) 등에 재향되었다.

     

    - 계간지 감사 2013년 가을호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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