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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쪽팔리다.
    일상생활속에서/사람사는 현장 2019. 4. 22. 22:30

    쪽팔리다.



    쪽팔리다


    요즘에는 비속어나 욕설이 일상어처럼 쓰이는 경향이 있다. ‘쪽팔리다도 그러한 말 중 하나이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쪽팔려를 입에 달고 사는 듯해서이다. 그런데 이 말이 오래전부터 쓰인 것은 아니다.

    황석영의 어둠의 자식들’(1980)이라는 소설에 처음 등장하는 것을 보면, 1980년에서 그렇게 멀지 않은 시기부터 쓰였지 않나 한다.

    쪽팔리다는 이 소설에 다수 나오는, 불량배들이 사용하는 은어 가운데 하나이다.

    특정 집단에서 쓰이던 은어여서 그런지 사전으로는 1990년대 이후에 나온 사전에서야 확인된다.

     ‘쪽팔리다쪽이 팔리다에서 주격 조사가 생략되면서 어휘화한 것이다.

    어둠의 자식들쪽팔리다와 함께 쪽이 팔리다도 나온다. 그러면 은 무엇인가.

    에 대해서는 한자 ()’의 된소리 어형, ‘비녀를 꽂은 머리털을 가리키는 ’, ‘불알을 뜻하는 ’,

     ‘쪽발이’, ‘여성의 생식기를 뜻하는 으로 보는 설 등이 있으나 어느 것도 미덥지 않다.

     ‘쪽팔리다얼굴을 가리키는 속된 말이다. 이러한 어떤 물건의 쪼개진 한 부분을 지시하는 에 기원이 있다.

    얼굴이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으므로 그 한 부분을 으로 이해할 수 있어 얼굴을 지시하게 된 것이다.

    한편 팔리다얼굴이나 이름이 널리 알려지다의 뜻이다. 그러므로 쪽이 팔리다얼굴이 알려지다로 해석된다.

    못된 짓을 일삼아 얼굴 내밀기가 민망한 사람이 얼굴이 알려져 부끄러운 마음이 드는 것을 그렇게 표현한 것이다.

    얼굴을 내미는 일이 떳떳지 못한 사람은 얼굴이 알려지면 스스로 부끄러워질 뿐만 아니라 자칫하면 체면을 크게 잃을 수도 있다.

    그리하여 쪽이 팔리다부끄러워 체면이 깎이다는 의미가 생겨난 것이다. 당연히 쪽팔리다도 그러한 의미를 띤다

    조항범 교수(충북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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