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대방광불화엄경 제69권 변상(大方廣佛華嚴經 第六十九券 變相)
    국내 나들이/사찰(寺刹), 불교(佛敎) 2021. 7. 14. 21:15

    대방광불화엄경 제69권 변상(大方廣佛華嚴經 第六十九券 變相)

     

    ‘나’에 대한 집착이 어둠이다.

     

    80화엄경에서 제69권은 ‘입법계품(入法界品)’에서 열 번째 권이다.

    ‘입법계품’에서는 선재동자(善財童子)가 만나는 53선지식 가운데 밤을 주관하는 신,

    즉 주야신(主夜神)이 여덟 명이 등장한다.

    앞서 제68권 변상도에 바산바연저주야신(婆珊婆演底主夜神)이 첫 번째 등장한 후

    제69권 변상도에서는 널리 덕스럽고 깨끗한 지혜의 빛을 비추는 보덕정광주야신(普德淨光主夜神)과

    기쁜 눈으로 중생을 보는 희목관찰주야신(喜目觀察主夜神)이 등장한다.
    ‘입법계품’에서 밤을 주관하는 신이 선지식으로 여덟 명이나 등장한다는 것은

    중생의 삶이 두려움과 괴로움의 연속임을 상징하는 것이리라.
    밤은 어둠에 휩싸이는 시간이다. 밤길을 가자면 낮의 익숙한 것들이 어둠 속에 자취를 감춘다.

    캄캄한 숲에서는 온갖 짐승들의 소리가 들리고 풀숲에서는 이름 모를 것들이 바스락거린다.

    사나운 짐승이라도 좇아올 것 같고 심지어 귀신이나 도깨비라도 출몰할 것 같은

    두려운 밤은 한치 앞을 모르는 중생들의 암울한 삶과 별반 다름없다.

    밤은 무명(無明)을 상징하거니와 중생들의 어리석음이다.

    ‘나’라는 생각과 ‘내 것’이라는 집착에 휩싸인 삶이 어둠이다. 싫다는 생각, 고달프다는 생각,

    자유롭지 못한 생각, 늙고 병들고 죽는다는 생각이 어둠이 주는 두려움이다.

    그러니 중생의 밤은 얼마나 길고 지난한 괴로움의 연속인가.

    여기에 중생의 근기 따라, 중생들의 원을 따라 밤을 주관하는 신이 있어야 할 터이고,

    이 밤을 주관하는 신들이 부처님 대신이다.

    또한 보살행을 발심하는 이들에겐 어둠을 비추는 둥근 보름달처럼 위대한

    선지식이 되는 것이었으니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의 화현이다.
    보덕정광주야신은 ‘고요한 선정의 즐거움으로 두루 다니는 해탈’을 얻었는데,

    한결같이 흔들리지 않는 초선정을 비롯해 네 가지 선정을 닦아

    생사를 초원하고 중생을 이익케 하였다.
    희목관찰주야신은 ‘널리 기쁘게 하는 당기 해탈문’을 얻었는데,

    한량없이 나툰 몸 구름을 내어 시방세계에 가득하여서는

    중생들이 십바라밀을 닦도록 성숙시켰다.

    변상도에는 보덕정광주야신이 법계에 충만하신

    마하비로자나여래(摩河毘盧遮那如來)를 찬탄하며,

    희목관찰주야신이 전생에 현혜보녀(賢慧寶女)였을 때

    덕해여래(德海如來)를 뵙고 발심한 일이 표현되었다.

     

    도정스님 시인

    [불교신문 제3674호/2021년 7월 13일자]
    출처 : 불교신문 www.ibulgyo.com/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