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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하늘재에서...국내 나들이/영(嶺)현(峴)치(峙)천(遷) 재,고개 2009. 10. 21. 21:56
백두대간 하늘재에서...
산이 많은 우리나라엔 산줄기 사이로 수많은 고갯길이 뚫려있는데 그중에 백두대간에서 가장 먼저 개척된 고개는
바로 충북 충주의 미륵리와 경북 문경의 관음리를 잇는 하늘재(525m)다.
계립령(鷄立嶺)ㆍ마목현(麻木峴)ㆍ지릅재ㆍ 한훤령(寒暄嶺) 등으로도 불렸던 하늘재를 처음 연 나라는 신라.
삼국사기에 ‘아달라 이사금 3년(156)에 계립령 길을 열었다’고 적고 있다.
죽령은 이보다 2년 뒤에 개척되었으니 기록상으로 볼 때 하늘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백두대간 고갯길인 셈이다.
낙동정맥 동쪽의 변방에 위치한 작은 나라였던 신라는 험준한 백두대간 등줄기에 하늘재를 개척함으로써
비로소 한강 이북으로 향하는 숨통을 열 수 있었고, 이를 삼국통일의 디딤돌로 삼았다.
하늘재는 삼국의 북진과 남진의 통로였기에 각국은 서로 이곳을 차지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고구려 온달장군은 “계립령과 죽령 서쪽이 우리에게 돌아오지 않으면 나도 돌아가지 않겠다”는 출사표를 던지기도 했다.
후삼국 시대에 궁예가 상주를 칠 때도 이 고개를 넘었고,
망국의 한을 품고 길을 떠난 마의태자도 이 고갯마루에서 쉬어갔다.
그리고 1362년 홍건적이 쳐들어왔을 때 공민왕의 피난행렬도 이곳을 넘어 봉화 청량산으로 갔다.
그러나 조선시대인 1414년(태종 14) 새재가 개척되면서 하늘재는 점점 잊혀진 고갯길이 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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