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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거진천 사거용인(生居鎭川 死居龍仁)일상생활속에서/사람사는 현장 2018. 12. 19. 23:30
생거진천 사거용인(生居鎭川 死居龍仁)
생거진천 사거용인(生居鎭川 死居龍仁)
'생거진천 사거용인(生居鎭川 死居龍仁)'이라는 말이 있다.
살아서는 진천 땅에, 죽어서는 용인 땅에 거하는 게 좋다는 뜻으로
풍수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쳐 양택(陽宅)은 진천이, 음택(陰宅)은 용인이 최고라는 인식까지 심어줬다.
그런데 이 말이 어디서 어떻게 유래된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정설이 없다.
유래를 설명하는 대략 20여 가지의 설화가 존재하며, 실제 인물과 관련됐다고 보는 학자들도 있는데
현재까지는 사실에 근거한 것이라기 보다는 설화가 구전되면서 생겨났다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해 보인다.
크게 보면 두 가지 설화로 나뉜다.
하나는 용인에 살던 한 남성이 낮잠을 자다 갑작스런 천둥벼락으로 굴러떨어진 돌에 깔려 비명횡사 했고
염라대왕 앞에 가서 억울함을 호소하자 이승으로 돌아오게 되는데,
시신이 커다란 돌에 깔려 있는 탓에 진천에 있는 부잣집 아들의 몸을 빌려 환생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남자는 비록 진천에서 결혼을 했지만, 용인에서 함께 살던 아내를 잊지 못해
결국 그녀를 다시 찾게 되고 진천에서 함께 살다 천수를 다하고 죽는다.
그런데 용인에 있던 아들들과 진천의 아들들이 서로 아버지의 혼백을 모시겠다고 싸움을 벌였고,
진천 군수가 중재에 나서 "아버지가 살아서는 진천에서 머물렀으니 죽어서는 용인의 아들이 모시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한다.
다른 하나는 저승사자가 용인의 '추천석'을 잡아가야 하는데
그와 한날 한시에 태어난 진천의 추천석을 잡아가는 바람에 혼란이 생겼고,
이미 장사를 지낸 탓에 자신의 몸이 아닌 용인의 추천석으로 환생하게 된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진천 사람임을 계속 주장했고, 가족들은 그가 누구인지 판결해 달라고 원님에게 요청하게 된다.
이에 원님은 "여러 가지 정황으로 볼 때 저 추천석은 진천에 살던 사람이 틀림없다.
그러므로 그의 주장대로 살아서는 진천에 살도록 하고, 대신 죽어서는 용인 땅으로 돌아가도록 하라"고 판결했다.
- 김선회 경인일보 논설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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