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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린고비(玼吝考妣) 이야기일상생활속에서/사람사는 현장 2020. 9. 14. 21:07
자린고비(玼吝考妣) 이야기
자린고비란?
아니꼬울 정도로 인색한 사람을 얕잡아 이르는 말
예로부터 우리는 욕심이 많고 심보를 가진 사람을 놀부 심보라 하고
돈만 아는 지독한 자린고비를 마포 사는 황부자 같다고 했다.
심술 맞고 고집과 집념을 황소처럼 우직하게 버티며 양보와 타협을 불허하는 사람을 옹고집이라 하고
재물에 대하여 매우 인색한 사람을 우리는 자린고비라 부르는데,
자린고비에 대하여 생각하면 우선 흥부놀부와 마포사는 황부자 이야기가 나오는데.
흥부놀부 이야기는 이미 초등학교시절부터 귀가 따갑도록 듣고 읽어보았던 이야기지만
황부자 이야기는 나이 지긋한 분 이외에는 조금은 생소한 이름이다.
♪"마포사는 황부자(富者)는/지독도 하다마는/
마음 고쳐먹고 새사람이 되더니/좋은 일만 하더라" ♬~~생략
황부자가 실제로 마포에 살았던 인물인지는 모르나 노랫말처럼
그렇게 욕심 많던 황부자(富者)가 나중에는 개과천선(改過遷善)하여 선행했기에 이렇게 칭송하며
노랫말까지 등장하는 행운을 잡은 개과천선의 결과다.
고집의 정도가 너무 심한 옹고집이란 단어는 불교적인 설화의 풍자소설에서 기인된다.
옹진 고을에 사는 옹고집이라는 사람은 심술이 사납고 인색하며 불효한 인간으로서,
거지나 중이 오면 동냥은커녕 쪽박만 깨트린다.
이에 도술이 능통한 어느 도사가 옹고집을 응징하려고 학대사(鶴大師)를 보냈지만
오히려 학대사는 되레 얻어맞고 돌아온다.
도사는 다시 초인(草人)을 가짜 옹고집으로 만들어 옹고집의 집로 보냈는데
갑자기 지아비가 두 명이 나타나니 황당한 가족들은 진짜와 가짜를 가리고자
관가에 송사까지 하였으나 진짜 옹고집은 가짜로 가짜옹고집이 진짜로 판결되어
진짜 옹고집은 집을 쫓겨나 방랑하며 거지꼴이 되어 끝내는 자신을 비관하여 자살하려 하는데.
이때 도사가 구출하고 가짜 옹고집을 본래의 초인으로 만들고
진짜옹고집을 집으로 돌려보내니 그는 크게 참회하고 독실한 불교신자가 된다는 이야기이다.
자린고비(玼吝考妣)는 원래 충주에 사는 이씨(李氏)라는 사람이 어찌나 재산을 아끼는지
고비(考妣, 즉 돌아가신 아버지와 어머니)의 제사마저 한 해를 걸러서 한다하여
"충주 겨른(건너뛰다)고비"라 했는데 겨른이 변하여 저른으로 했다가
다시 변하여 자른으로 또다시 변하여 지금은 자린으로 되어 자린고비가 되었다.
즉 자린고비의 원래 뜻은 충주에 사는 이씨라는 사람은 자기 부모의 신위도 만들지 않고
건너뛰어 제사를 모셨다는 것으로 불효를 지칭하는 말이었지만
지금은 아주 인색한 사람을 불러 자린고비라 하는데 어떻게 보면 부모의 신위가 적힌
신성한 종이(紙榜)재를 기름에 절여 보관하였다가 썼다는 것이
언뜻 생각하면 절약정신이 깃든 이야기인 것 같으나
신(神)을 원래의 상태인 자연으로 돌려보내지 않고 기름에 절여
집안에 묶어 두었다는 인색함은 마땅히 비난받아야 할 일이다.
제사를 지낼 때 지방(紙榜)을 써 붙여놓고 제사를 모신 뒤에는
신(神)을 다시 계시던 곳으로 환원시킨다는 뜻으로 지방을 불에 태워 날려 보낸다.
그런데 앞에서 이야기한 충주에 사는 이씨는 다음 해에 쓸 종이가 아깝다고
하물며 부모의 신위가 적힌 지방까지 기름에 튀겨 그 지방(紙榜)의 재를 다시 꺼내어
매년 제사 때마다 사용할 정도로 인색하였다.
어떤 사람이 굴비 한 마리를 천장에 매달아 놓고 밥 한술 먹고 한 번 쳐다보고
또 한 번 먹고 쳐다보고 했던 인색한 이야기나 굴비 한 마리에 소금이 아까워
물 열 동이 붓고 맹탕으로 국을 끓인 인색함.
굴비에 파리가 앉았다고 해서 파리 다리를 물 한 동이에 씻어
그 물로 국을 끓여 먹었다는 인색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믿거나 말거나한 이야기도 있다.
아무튼 자린고비라는 뜻이 전설적인 이야기가 될지는 모르나 대대적으로 내려오면서
국어사전에도 쓰여 있을 정도로 일상 생활용어가 되었지만
돌아가신 신위가 적힌 재를 기름에 절인 다는 것을 절약한다는 것으로 치부되어
원래의 나타내고자 하는 뜻이 다르게 해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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