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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 정지용일상생활속에서/사람사는 현장 2021. 10. 22. 20:03
나무 - 정지용
얼골이 바로 푸른 한울을 우러렀기에
발이 항시 검은흙을 향하기 욕되지 않도다.
곡식알이 거꾸로 떨어져도 싹은 반듯이 우로!
어느모양으로 심기어졌더뇨? 이상스런 나무 나의 몸이여!
오오 알맞은 위치(位置)! 좋은 우아래!
아담의 슬픈 유산(遺産)도 그대로 받었노라.
나의 적은 연륜(年輪)으로 이스라엘의 이천년(二千年)을 헤였노라.
나의 존재(存在)는 우주(宇宙)의 한낱 초조(焦燥)한 오점(汚點)이었도다.
목마른 사슴이 샘을 찾어 입을 잠그듯이
이제 그리스도의 못박히신 발의 성혈(聖血)에 이마를 적시며-
오오! 신약(新約)의 태양(太陽)을 한아름 안다.'일상생활속에서 > 사람사는 현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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