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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봉서사 범종각(鳳捿寺 梵鐘閣)
    국내 나들이/사찰(寺刹), 불교(佛敎) 2022. 1. 18. 21:14

    범종각(梵鐘閣)의 주련(柱聯)

     

    願此鐘聲遍法界(원차종성편법계) 원컨대 이 종소리 법계에 두루 하여

    鐵圍幽暗悉皆明(철위유암실개명) 철위산 지옥의 깊고 어두운 무간지옥 다 밝아지며

    三途離苦破刀山(삼도이고파도산) 삼도의 고통과 도산지옥 벗어나

    一切衆生成正覺(일체중생성정각) 모든 중생 바른 깨달음 이루어지게 하소서.

     

     
     
     

    진묵대사 시(震黙大師 詩) - 湖山謹書

     

    天衾地席山爲枕 (천금지석산위침) 하늘은 이불, 땅은 자리, 산은 베개로 삼고
    月燭雲屛海作樽 (월촉운병해작준) 달은 등불, 구름은 병풍, 바다는 술잔 삼아
    大醉居然仍起舞 (대취거연잉기무) 흠뻑 취해 빠져들다 일어나 춤추는데
    却嫌長袖掛崑崙 (각혐장수괘곤륜) 긴소매 곤륜산에 걸릴까 봐 흠칫했네

     

     

    奇汝靈山十六愚(기여영산십육우) 저 영산의 열여섯 어리석은 자여

    樂村齊飯幾時休(요촌재반기시휴) 마을의 잿밥을 즐기면 언제 쉴 것인가

    神通妙用雖難及(신통묘용수난급) 신통과 묘용은 비록 따르기 어려우나

    大道應問老比丘(대도응문노비구) 대도는 응당 이 늙은 비구에게 물을지어다.

     
     
     
     

    진묵대사(震黙大師)

     

    진묵대사는 조선 명종 17년(1562)에 전라도 만경현 불거촌(萬頃縣 佛居村,

    지금의 전라북도 김제시 만경읍 화포리 성모암 자리)에서 태어나서

    임진왜란 시기를 거쳐 인조 11년(1633)에 72세로 입적하였다.

    진묵대사 본인이나 제자가 쓴 행적(行蹟)은 없는데, 1850년에 초의선사(草衣禪師)가 짓고

    완주 봉서사(鳳捿寺)에서 간행한 『진묵대사유적고(震黙大師遺蹟考)』에 그의 일화가 18편이 전한다.

    구전하는 진묵대사 관련 전설은 현재 32편 정도가 채록되었다.

    진묵은 일곱 살에 봉서사에 출가하여 사미승(沙彌僧)으로 있으면서 향불을 피우니

    주지의 꿈에 제천(諸天)이 나타나, “부처가 향을 피우니 우리들은 받을 수 없다.”라고 하였다.

    대사가 사미승으로 있을 때에 경상도 창원에서 대사를 짝사랑하던

    여자가 죽어 기춘(奇春)이라는 시동(侍童)으로 환생하였다.

    진묵대사는 심히 기춘을 귀여워하였다.

    이를 비난하는 대중에게 기춘을 시켜 대중과 진묵의 국수 그릇에 바늘을 넣게 하였는데,

    진묵의 그릇은 바늘도 국수가 되었다.

    진묵은 불량배와 천렵을 하면서 술을 마시고 고기를 먹었는데,

    술은 다 토했고, 물고기는 변(便)을 보아서 다 살려냈다.

    죽은 어머니를 위해 “무자식 천년향화지지(無子息 千年香火之地)”라는 명당을 잡아 주었고,

    가난한 누님이 진묵이 있는 절에서 곡식을 꾸어 갈 때 갈 길을 밝게 하려고

    해를 붙들어 두었다가 누님이 집에 당도할 즈음에 해가 넘어가게 했다.

    진묵은 부처의 화신이라 신통력을 발휘하였다.

    그러면서 정반대로 속인처럼 술(酒)을 곡차(穀茶)라고 하면서 마시고, 물고기를 먹었다.

    진묵은 고승이면서 유학(儒學)을 잘 알고, 유교에서 덕목을 삼은 가족 간의 효도와 우애를 실천하였다.

    이처럼 진묵대사는 설화에서 성(聖)과 속(俗), 불교와 유교를 다 아우르는 대인(大人)으로 나타난다.

     

    멀리서 절에 불이 난 것을 알고 불을 끈 이야기는

    원효대사, 의상대사, 서산대사, 사명당 같은 고승들의 전설에도 있지만,

    진묵대사와 관련해서는 다양하고 신비로운 전설이 풍부하게 전승되고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그가 어렸을 때 사화(士禍) 같은 일로 시대는 암울하였고,

    서른 살 때 일어난 임진왜란 7년간 백성은 비참하였다.

    이렇게 당시 답답하고, 불안하고, 의지할 데 없는 일반 백성이 구원자(救援者)이자, 활불(活佛)이자,

    현세불(現世佛)이자, 위로자(慰勞者)인 신통력 있는 기인(奇人)의 출현을 갈망하고 있을 때

    진묵대사가 나타났고, 이로 인해 그의 활동을 담은 전설이 나왔다.

    진묵대사의 전설에는 중으로서 속인과 같이 술도 먹고 고기도 먹는 반속 반불승(半俗半佛僧) 모습으로

    진묵대사가 형상화되듯이 속인을 진정으로 구원해 주었으면 하는 백성들의 바람과 더불어,

    불쌍한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불교에 용맹정진(勇猛精進)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전라북도 완주군 용진읍 봉서안길 313 (간중리) 봉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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