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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 중 오월령(五月令)
    일상생활속에서/사람사는 현장 2022. 5. 31. 21:13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 중 오월령(五月令)


    1, 오월이라 중하 되니 망종(芒種) 하지(夏至) 절기로다.
    남풍은 때맞추어 맥추(麥秋)를 재촉하니
    보리밭 누른빛이 밤사이 나겠구나.
    문 앞에 터를 닦고 타맥장(打麥場) 하오리라
    드는 낫 베어다가 단단히 헤쳐 놓고
    도리깨 마주서서 짓내어 두드리니
    불고 쓴듯 하던 집안 졸연(卒然)히 흥성하다
    담석(擔石)에 남는 곡식 하마 거의 진하리니
    중간에 이 곡식이 신구상계(新舊相繼) 하겠구나
    이 곡식 아니라면 여름 농사 어찌할꼬
    천심(天心)을 생각하니 은혜도 망극(罔極)하다
    목동(牧童)은 놀지 말고 농우(農牛)를 보살펴라
    뜬 물에 꼴 먹이고 이슬 풀 자로 뜯겨
    그루같이 심으기 제힘을 빌리로다
    보릿짚 말리우고 솔가지 많이 쌓아
    장마나무 준비하여 임시 걱정 없이 하세

    2, 잠농(蠶農)을 마칠 때에 사나이 힘을 빌어
    누에섶도 하려니와 고치나무 장만하소
    고치를 따오리라 청명한 날 가리어서
    발 위에 엷게 널고 폭양(曝陽)에 말리우니
    쌀고치 무리고치 누른고치 흰고치를
    색색이 분별하여 일이 분 씨로 두고
    그나마 켜 오리라 자애를 차려 놓고
    왕채에 올려 내니 빙설(氷雪) 같은 실오라기
    사랑 흡다 자애소리 금슬(琴瑟)을 고르는 듯
    부녀들 적공(積功) 드려 이 재미 보는구나
    오월 오일 단옷(端午)날 물색이 생신(生新)하다
    외밭에 첫물 따니 이슬에 젖었으며
    앵두 익어 붉은빛이 아침볕에 눈부시다
    목 맺힌 영계소리 익힘 별로 자로 운다
    향촌(鄕村)의 아녀들아 추천은 말려니와
    청홍상(靑紅裳) 창포비녀 가절(佳節)을 허송 마라
    노는 틈에 하올 일이 약쑥이나 베어 두소

    3, 상천(上天)이 지인(至人)하사 유연(油然)히 작운(作雲)하니
    때 맞게 오는 비를 뉘 능히 막을소냐
    처음에 부슬부슬 먼지를 적신 후에
    밤 되어 오는 소리 패연(沛然)히 드리운다
    관솔불 둘러앉아 내일 일 마련할 제
    뒷논은 뉘 심으고(누가 심고) 앞 논은 뉘가 갈꼬(논갈이)
    도롱이 접사리며 삿갓은 몇 벌인고
    모찌기는 자네 하소 모심기는 내가 함세
    들깨 모 담뱃 모는 머슴아이 맡아 내고
    가지 모 고추 모는 아기 딸이 하려니와
    맨드라미 봉선화는 내 사천 너무 마라
    아기 어멈 방아 찧어 들 바라지 점심 하소
    보리밥 찬국에 고추장 상추쌈을
    식구들 헤아리되 넉넉히 능을 두소
    샐 때에 문에 나니 개울에 물 넘는다.
    메나리 화합하니 격양가(擊壤歌) 아니던가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

     

    조선 헌종 때 정학유(丁學游)가 지은 가사. 1책. 필사본. 월령체(月令體) 장편 가사이다.

    작자가 고상안(高尙顔)이라는 설도 있었으나, 정학유로 고증되었다.

    필사 이본으로는 권경호본(權卿鎬本, 1876)·이탁본(李鐸本)·정규영본(丁奎英本, 1925)·

    안춘근본(安春根本)·이능우본(李能雨本) 등이 전하고 있다.

    농가의 행사, 세시풍속뿐만 아니라 당시 농촌사회의 상황을 알 수 있어,

    농가를 읊은 시가 중에 대표작품으로 꼽힌다.

    농촌 풍경을 그림으로 그리듯 표현하고 있으며, 교훈적 내용도 담았다.

     

     

    정학유(丁學游, 1786∼1855)


    조선 후기의 문인. 본관 나주(羅州). 자 문장(文). 호 운포(耘逋). 정약용(丁若鏞)의 둘째 아들.

    1808년(순조 8)에는 형 학연(學淵)과 함께 유배 중인 아버지의 《주역심전(周易心箋)》을

    정리하여 완성시키는 등 정약용의 학문 활동을 도왔다.

    16년(순조 16) 농가에서 매달 할 일과 풍속 등을 한글로 읊은 《농가월령가》를 지었다.
    1816년(순조 16) 한 해 동안 힘써야 할 농사일과 철마다 알아두어야 할

    풍속 및 예의범절 등을 운문체로 기록한 <농가월령가>를 지었다.

    모두 518구의 국한문 혼용으로 되어 있는데, 농시(農時)를 강조하고 농구 관리와 거름의 중요성,

    그리고 작물 과목·양잠·양축·양봉·산채·약초·김장·누룩·방적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농사 내용과 세배·널뛰기·윷놀이·달맞이·더위 팔기·성묘·천렵(川獵)·천신(薦新) 등의

    민속적인 행사들이 광범하게 포함되어 있다.

    또한, 이 <농가월령가>는 농부들이 농업에 따른 기술적인 내용을 철마다 음률에 맞추어

    흥겹게 노래로 부를 수 있도록 하였다는 점에서 농업기술 보급상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민속학 연구에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오월령(五月令)

     

    보리밭 윗자리

     

    오월이라 중하(仲夏)되니

    망종(芒種) 하지(夏至) 절기로다

     

    문 앞에 터를 닦고

    타맥장(打麥場) 하오리까

    드는 낫 베이다가

    단단이 헤쳐놓고

    도리깨 마주 서서

    짓내어 두드리니

    불고 쓴 듯하던 집안

    졸연(卒然)히 흥성하다.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수인로 154 (서둔동) 국립농업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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