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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동주 탄생 100주년 기념 동시화전(수원지방법원 갤러리 동행)
    국내 나들이/전시관(展示館) 2017. 10. 21. 05:48

    윤동주 탄생 100주년 기념 동시화전(수원지방법원 갤러리 동행)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유고시집으로 우리에게 절대적 양심과 순연한 정신을 남긴 시인 윤동주.

    자기성찰의 시인으로 널리 알려진 윤동주는, 인간의 실존적 고뇌를 예언자적 지성으로 승화시키면서

    일제 말 암흑기의 우리 시사를 치욕의 역사에서 참회의 역사로 바꾸어 놓은 시인으로 한국 문학사에 자리잡고 있다.

    윤동주 탄생 100주년 기념 동시화전, ‘별 헤는 아이 윤동주2017724일부터 1024까지

    수원지방법원 내 갤러리 동행(同行)에서 열리고 있다.

    수원지법 갤러리 동행은 본관 1층 통로로 사용되던 공간을 이용하여 갤러리로 사용하고 있는데,

    일반인의 접근이 쉽지 않아 아쉬움이 있다.

     

     

    윤동주(尹東柱, 1917~1945)

     

    윤동주는 독립운동가, 시인, 작가이다.

    아명은 윤해환(尹海煥)이며 창씨개명이후의 이름은 히라누마 도슈(平沼東柱)이다.

    본관은 파평(坡平). 중국 만저우 지방 지린성 연변 용정에서 출생하여

    명동학교에서 수학하였고, 숭실중학교와 연희전문학교를 졸업하였다.

    숭실중학교 때 처음 시를 발표하였고,

    1939년 연희전문 2학년 재학 중 소년(少年) 지에 시를 발표하며 정식으로 문단에 데뷔했다.

    일본 유학 후 도시샤 대학 재학 중, 1943년 항일운동을 했다는 혐의로 일본 경찰에 체포되어

    후쿠오카 형무소(福岡刑務所)에 투옥, 100여 편의 시를 남기고 27세의 나이에 옥중에서 요절하였다.

    사인이 일본의 소금물 생체실험이라는 견해가 있고 그의 사후

    일본군에 의해 마루타, 생체실험설이 제기되었으나 불확실하다.

    사후에 그의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가 출간되었다.

    일제강점기 후반의 양심적 지식인의 한 사람으로 인정받았으며,

    그의 시는 일제와 조선총독부 에 대한 비판과 자아성찰 등을 소재로 하였다.

    그의 친구이자 사촌인 송몽규 역시 독립운동에 가담하려다가 체포되어

    일제의 생체 실험 대상자로 분류되어 의문의 죽음을 맞는다.

    1990년 후반 이후 그의 창씨개명 '히라누마'가 알려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본명 외에 윤동주(尹童柱), 윤주(尹柱)라는 필명도 사용하였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했던 시인 윤동주,

    그의 생애는 짧았지만 음울하고 가혹한 시대 상황 속에서 반드시 여명은 오리라 믿고

    써내려간 주옥같은 시어들은 오늘날까지 해맑은 영혼의 징표로 남아 있다.

    최근 학계 일각에서는 윤동주를 일제 말기 독립의식을 고취한 애국적 시인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생전에 그는 유명 시인도 아니었고 독립투쟁의 목소리를 높이던 열혈청년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가 남긴 100여 편의 시는 진실한 자기성찰을 바탕으로 순수하고

    참다운 인간의 본성을 되새기게 함으로써 후인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고 있다.

     

     

     

     

     

    할아버지(윤동주)

     

    왜 떡이 씁은데도

    작고 달다고 하오

     

     

     

    반딧불(윤동주)


    가자 가자 가자

    숲으로 가자.

    달조각을 주우러

    숲으로 가자.


    그믐밤 반딧불은
    부서진 달조각


    가자 가자 가자
    숲으로 가자.
    달조각 주우러
    숲으로 가자.

     

     

     

    산울림(윤동주)

     

    까치가 울어서  

    산울림

    아무도 못들은

    산울림.

     

    까치가 들었다.

    산울림

    저 혼자 들었다

    산울림.

     

     

     

    (윤동주)

     

    지난밤에
    눈이 소오복이 왔네 

     

    지붕이랑
    길이랑 밭이랑
    추워한다고
    덮어주는 이불인가봐 

     

    그러기에
    추운 겨울에만 내리지

     

     

     

    참새(윤동주)


    가을 지난 마당은 하이얀 종이
    참새들이 글씨를 공부하지요.


    째액째액  입으론 받아 읽으며
    두 발로는 글씨를 연습하지요.


    하루 종일 글씨를 공부하여도
    짹자 한 자 밖에는 더 못 쓰는걸.

     

     

     

    (윤동주)

     

    눈 위에서

    개가

    꽃을 그리며

    뛰오

     

     

     

    굴뚝(윤동주)

     

    산골짜기 오막살이 낮은 굴뚝엔

    몽긔몽긔 왠 내굴 대낮에 솟나

     

    감자를 굽는 게지, 총각 애들이.

    깜박깜박 검은 눈이 모여 앉아서

    입술이 꺼멓게 숯을 바르고

    옛 이야기 한 커리에 감자 하나씩.

     

    산골짜기 오막살이 낮은 굴뚝엔

    살랑살랑 솟아나네, 감자 굽은내

     

     

     

    무얼 먹고 사나(윤동주)


    바닷가 사람
    물고기 잡아먹고 살고


    산골엣 사람
    감자 구워 먹고 살고


    별나라 사람
    무얼 먹고 사나.

     

     

     

    버선본(윤동주)

     

    어머니

    누나 쓰다버린 습자지는

    두었다간 뭣에 쓰나요?

     

    그런줄 몰랐드니

    습자지에다 내버선 놓고

    가위로 오려

    버선본 만드는 걸.

     

    어머니

    내가 쓰다버린 몽당연필은

    두었다간 뭣에 쓰나요?

     

    그런줄 몰랐드니

    천우에다 버선본 놓고

    침발러 점을 찍곤

    내버선 만드는 걸.

     

     

     

    거짓부리(윤동주)

     

    , ,

    문 좀 열어 주세요

    하루밤 자고 갑시다.

    밤은 깊고 날은 추운데

    거 누굴까?

    문열어 주고 보니

    검둥이의 꼬리가

    거짓부리 한걸.

    꼬기요,꼬기요,

    달걀 낳았다.

    간난아 어서 집어 가거라

    간난이 뛰어가 보니

    달걀은 무슨 달걀,

    고놈의 암탉이

    대낮에 새빨간

    거짓부리 한걸.

     

     

     

    햇빛 · 바람(윤동주)

     

    손가락에 침 발라

    쏘옥, , .

    장에 가는 엄마 내다보려

    문풍지를

    쏘옥, , .

     

    아침에 햇빛이 반짝,

     

    손가락에 침 발라

    쏘옥, , .

    장에 가신 엄마 돌아오나

     

    문풍지를

    쏘옥, , .

     

    저녁에 바람이 솔솔.

     

     

     

    기왓장 내외(윤동주)


    비오는날 저녁에 기왓장내외
    잃어버린 외아들 생각나선지
    꼬부라진 잔등을 어루만지며
    쭈룩쭈룩 구슬퍼 울음웁니다

     

    대궐지붕 위에서 기왓장내외
    아름답든 옛날이 그리워선지
    주름잡힌 얼굴을 어루만지며
    물끄러미 하늘만 쳐다봅니다.

     

     

     

    창구멍(윤동주)

     

    바람부는 새벽에 장터가시는

    우리압바 뒷자취 보구싶어서

    춤을발려 뚤려논 적은창구멍

    아롱다롱 아츰해 빛이움니다.

     

    눈나리는 저녁에 나무팔러간

    우리압바 오시나 기다리다가

    헤끝으로 뚤려논 적은창구멍

    살랑살랑 찬바람 날아듬니다.

     

     

     

    호주머니(윤동주)

     

    넣을 것 없어

    걱정이던

    호주머니는,

     

    겨울만 되면

    주먹 두개 갑북갑북

     

     

     

    편지(윤동주)

     

    누나!

    이 겨울에도

    눈이 가득히 왔습니다

     

    흰 봉투에

    눈을 한 줌 넣고

    글씨도 쓰지 말고

    우표도 부치지 말고

    말쑥하게 그대로

    편지를 부칠까요 

     

    누나 가신 나라엔

    눈이 아니 온다기에.

     

     

     

    (윤동주)


    봄이 혈관 속에 시내처럼 흘러
    , , 시내 가차운 언덕에
    개나리, 진달래, 노오란 배추꽃,
    삼동(三冬)을 참아 온 나는
    풀포기처럼 피어난다.


    즐거운 종달새야
    어느 이랑에서나 즐거웁게 솟쳐라.
    푸르른 하늘은
    아른아른 높기도 한데...

     

     

     

    빗자루(윤동주)

     

    요오리 조리 베면 저고리 되지

    이이렇게 베면 큰 총되지.

    누나하고 나하고

    가위로 종이 쏠았더니

    어머니가 빗자루 들고

    누나하나 나하나

    엉덩이를 때렸소

    방바닥이 어지럽다고

    아아니 아니

    고놈의 빗자루가

    방바닥 쓸기 싫으니

    그랬지 그랬어

    괘씸하여 벽장속에 감췄드니

    이튼날 아침 빗자루가 없다고

    어머니가 야단이지요.

     

     

     

    비행기(윤동주)

     

    머리에 프로펠러가

    연자간 풍체보다

    - 빨리 돈다.

     

    땅에서 오를 때보다

    하늘에 높이 떠서는 

    빠르지 못하다

    숨결이 찬 모양이야.

     

    비행기는-

    새처럼 나래를

    펄럭거리지 못한다

     

    그리고 늘-

    소리를 지른다.

    숨이 찬가 봐.

     

     

     

    조개껍질(윤동주)

     

    아롱다롱 조개껍데기

    울 언니 바닷가에서

    주워온 조개껍데기

     

    여긴여긴 북쪽나라요

    조개는 귀여운 선물

    장난감 조개껍데기

     

    데굴데굴 굴리며 놀다

    짝 잃은 조개껍데기

    한 짝을 그리워하네

     

    아롱아롱 조개껍데기

    나처럼 그리워하네

     소리 바다물 소리

     

     

     

    사과(윤동주)

     

    붉은 사과한 개를

    아버지, 어머니,

    누나, , 넷이서

    껍질채로 송치까지

    다아 나눠 먹었소.

     

     

     

    (윤동주)

     

    닭은 나래가 커도 
    , 날지 않나요 


    아마 두엄 파기에 
    , 잊었나봐.

     

     

     

    둘 다(윤동주

     

    바다도 푸르고,

    하늘도 푸르고

     

    바다도 끝없고,

    하늘도 끝없고

     

    바다에 돌 던져 보고

    하늘에 침 뱉어 보오 

     

    바다는 벙글

    하늘은 잠잠 

     

     

     

    햇비(윤동주)

     

    아씨처럼 나린다

    보슬보슬 햇비

    맞아주자 다같이

    옥수숫대처럼 크게

    닷자엿자 자라게

    해님이 웃는다

    나보고 웃는다

     

    하늘다리 놓였다

    알롤달롱 무지개

    노래하자 즐겁게

    동무들아 이리 오나

    다같이 춤울 추자

    해님이 웃는다

    즐거워 웃는다.

     

     

     

    귀뚜라미와 나와(윤동주)

     

    귀뚜라미와 나와

    잔디밭에서 이야기했다

     

    귀뚤귀뚤

    귀뚤귀뚤 

     

    아무게도 아르켜주지 말고

    우리 둘만 알자고 약속했다

     

    귀뚤귀뚤

    귀뚤귀뚤 

     

    귀뚜라미와 나와

    달밝은 밤에 이야기했다.

     

     

     

    나무(윤동주)

     

    나무가 춤을 추면

    바람이 불고,

     

    나무가 잠잠하면

    바람이 자오

     

     

     

    만돌이(윤동주)

     

    만돌이가 학교에서 돌아오다가

    전봇대 있는 데서

    돌짜기 다섯 개를 주웠습니다.

     

    전봇대를 겨누고

    돌 첫 개를 뿌렸습니다.

    --

    두 개째 뿌렸습니다.

    -아뿔사-

    세 개째 뿌렸습니다.

    --

    네 개째 뿌렸습니다.

    -아뿔사-

    다섯 개째 뿌렸습니다.

    --

     

    다섯 개에 세 개......

    그만하면 되었다.

     

     

     

    겨울(윤동주)

     

    처마 밑에
    시래기 다래미
    바삭바삭
    추어요.

     

    길바닥에
    말똥 동그램이
    말랑말랑
    얼어요.

     

     

     

    해바라기 얼굴(윤동주)

     

    누나의 얼굴은
    해바라기 얼굴
    해가 금방 뜨자
    일터에 간다.


    해바라기 얼굴은
    누나의 얼굴
    얼굴이 숙어들어
    집으로 온다.

     

     

     

    고향집(윤동주)

     

    헌 짚신짝 끄을고

    나 여기 왜 왔소

    두만강을 건너서

    쓸쓸한 이 땅에

     

    남쪽 하늘 저 밑에

    따뜻한 내 고향

    내 어머니 계신 곳

    그리운 고향집

     

     

     

    애기의 새벽(윤동주)


    우리집에는 
    닭도 없단다
    다만 
    애기가 젖달라 울어서 
    새벽이 된다.


    우리집에는 

    시계도 없단다
    다만 
    애기가 젖달라 보채어 
    새벽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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