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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시령(彌矢嶺) 옛길
    국내 나들이/영(嶺)현(峴)치(峙)천(遷) 재,고개 2018. 8. 8. 22:30

    미시령(彌矢嶺) 옛길


    미시령(해발 767m)은 한계령과 함께 설악산 서쪽의 인제와 동해안의 외설악을 이어주는 교통로이다.

    조선시대 미시파령으로 불린 험준한 고개로 15세기에 길이 개척되었으나 조선 후기에 다시 길이 폐쇄되기도 하였다.

    미시령 정상에서 북쪽으로는 신선봉, 대간령, 진부령이 이어지고,

    남쪽으로는 설악주능인 황청봉, 마등령, 공룡능선을 이어주고 있다.

    현재의 미시령 길은 1960년대에 개통되었으며, ‘미시령표지석은 이승만 대통령이 제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원도 인제군 북면 용대리






    미시령 표지석














    미시파령(彌時坡嶺) - 이식(李植, 1584~1647)


    平生弧矢志 (평생호시지) 평소에 호시의 뜻을 품고서

    四方經險艱 (사방경험간) 사방의 험준한 길 두루 밟고 다녔나니

    南登鳥道棧 (남등조도잔) 남쪽으론 조령(鳥嶺)의 잔도(棧道) 건넜고

    北上磨天山 (배상마천산) 북쪽으론 마천령(磨天嶺)을 넘어도 보았어라

    不謂東峽路 (부위동협노) 그런데 뜻밖에도 동쪽 산골 가는 길에

    復有彌坡關 (복유미파관) 또다시 미시령(彌時嶺)이 버티고 서 있다니

    一川百折渡 (일천백절도) 돌고 돌아 일백 굽이 건너야 할 강물이요

    一嶺千匝環 (일령천잡환) 일천 겹 에워싸인 준령(峻嶺)이로세

    側足滄波上 (측족창파상) 한 발 삐끗하면 곧바로 푸른 바다

    擧手靑雲間 (거수청운간) 손을 들면 잡히나니 푸른 구름

    始怪地何依 (시괴지하의) 처음에는 디딜 땅도 없을 듯 겁나더니

    更擬天可攀 (갱의천가반) 하늘까지 오를 욕심 다시금 샘솟누나

    方知濊國東 (방지예국동) 이제야 알겠도다 예맥(濊貊) 나라 이 동쪽에

    別是一區寰 (별시일구환) 따로 별세계(別世界)가 감추어져 왔던 것을

    將窮觀覽富 (장궁관람부) 여기저기 좀 실컷 구경하려 하였는데

    豈計腰脚頑 (개계요각완) 말 안 듣는 허리 다리 이를 어쩌나

    時時領奇絶 (시시령기절) 때때로 접하는 기막힌 경치만으로도

    且爾開塵顔 (차이개진안) 속세에 찌든 얼굴 펴기에 족하도다

    五步一回顧 (오보일회고) 다섯 걸음마다 한 번씩 뒤를 돌아보고

    十步一停留 (십보일정류) 열 발 걷고 나서 다시 멈춰 휴식하며

    三朝上峻阪 (삼조상준판) 삼일 동안 아침나절 험한 비탈 올라

    三暮登上頭 (삼모등상두) 사흘 저녁에 정상에 우뚝 섰어라

    巨石傷我足 (거석상아족) 거대한 바위에 발도 다치고

    顚崖眩我眸 (전애현아모) 깎아지른 낭떠러지 눈이 아찔했나니

    大哉穹壤內 (대재궁양내) 굉대(宏大)하도다 미시령이여

    玆嶺誰與侔 (자령수여모) 천지간에 그 무엇이 그대와 짝하리요

    回車與叱馭 (회거여질어) 수레를 돌렸거나 마부 꾸짖었거나

    忠孝心所求 (충효심소구) 모두가 충효심의 발로라 할 것인데

    何意携老母 (하의휴노모) 노모를 모신 이 길 무엇 때문에

    乃反窮遐幽 (내반궁하유) 깊은 골 뒤질 생각 거꾸로 한단 말가

    餘生慕苟全 (여생모구전) 남은 인생 성명(性命)을 보전할 수만 있다면

    絶跡甘遠投 (절적감원투) 자취 끊고 먼 산골로 들어가도 좋으련만

    臨風發長歎 (림풍발장탄) 바람결에 날려 보내는 나의 장탄식(長歎息)

    吾道知是不 (오도지시부) 나의 이 길 과연 옳은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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